서른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로 유학을 간 처지이지만, 그 시절의 나는, 생각보다, 젊었다. 가진 것 하나 없이 맨바닥부터 뒹굴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그랬는지도 모르겠다. 좋은 학벌을 가지고 좋은 직장에 취직하고 결혼을 하고 그리고 아이를 생산하는 사람들의 따분한 인생행로를 가지 않는다는 것만으로도 나 자신에게 새로운 가능성이 열릴 것이라 철썩같이 믿고 있던, 그런 순수성을 간직하고 있던 시절이었다.